양사는 통합법인에 15억달러 투자 의향을 밝힌 일본 미쓰이물산과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데다 지분 문제에 대한 양사의 입장차이도 좁혀지지 않자 각각 독자생존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유화빅딜은 1년 가까운 시간만 허송세월한 채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자산가치 실사 결과 삼성보다 2700억원이 부족하게 나온 현대는 차등 지분통합을 주장하고 있고 삼성은 당초 합의대로 부족분을 현대가 보충하는 동등 지분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양사의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고 미쓰이와의 협상이 부진하자 최근 양측에 미쓰이물산 이외의 외자유치선을 찾도록 주문한 상태.
이에 따라 삼성종합화학은 미쓰이가 투자 의향을 밝힌 뒤 협상이 중단된 서구 자본과 외자유치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4억달러 상당의 자산매각 방안을 마련중이다.
협상중인 서구 자본의 규모는 수억달러 정도이며 이중 일부는 논의가 상당히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측은 이들 서구 자본이 현대와 통합하지 않는 조건으로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어 미쓰이와의 협상 추이에 따라 독자적인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
현대측도 최근 지난해 중단된 외자 유치선과 접촉을 재개하는 등 자구계획을 마련중이다.
미쓰이물산은 15억달러 상당을 통합법인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투자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1년 가까이 시간을 끌어 왔다.
미쓰이는 이달말까지 양사에 대한 자산평가를 마치고 7월말까지 투자제안서를 낸 뒤 9월에 외자도입 계약을 맺어 10월중 통합법인을 출범시킨다는 일정을 잡아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전경련이 외자유치선을 미쓰이에 한정함으로써 협상전략을 모두 드러낸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며 “미쓰이와 협상이 결렬되면 경쟁국인 일본에 대산단지의 영업, 연구개발 등 기밀만 노출시킨 꼴”이라고 말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