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 이종구(李鍾九)제1심의관은 14일 “이날 오후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생명보험사 구조조정위원회를 열었으나 마땅한 협상후보를 찾지 못해 2차 경쟁입찰을 유찰시켰다”고 말했다.
이심의관은 “위원회에서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8개사를 대상으로 적격성 심사를 벌인 결과 자금조달능력이 투명하게 증명된 곳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유찰 배경을 밝혔다.
그는 “대한생명을 3차 입찰에 부칠지,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영 생보사로 만든 뒤 처리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지는 추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감위의 이번 유찰 결정은 외국 생보사중 마땅한 인수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한화 등 국내업체 주도의 컨소시엄에 대한생명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즉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재벌에 국내에서 세번째로 덩치가 큰 생보사를 넘겨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특혜시비를 의식한 조치라는 것.
대한생명은 현재 단기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업계 최고의 영업망이 저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어 무작정 처리를 미룰 수는 없는 형편이어서 앞으로 정부가 대한생명에 2조원 가량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경영을 정상화시키면서 시간을 두고 처리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