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15일 대한생명 입찰 1,2차 참가자와 추가참여를 원하는 투자자 중 인수에 적극적이고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관 6,7개를 선정해 28일까지 최종 투자제안서를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위는 LG그룹을 포함해 5대재벌의 응찰조건으로 △지분 50%이상을 갖지 않는 조건으로 외국사와 합작하고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준수하며 △조달자금의 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LG의 대한생명 입찰에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혔던 정부가 불과 며칠사이에 태도를 급선회한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그룹은 대한생명 1차입찰에 참여했으나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이 나서 난색을 표명하면서 2차입찰 참여를 포기했으나 이번 입찰참여 허용으로 다시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금감위가 LG의 대생입찰 참여를 사실상 허용함으로써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금감위 관계자는 “정부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LG를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
이에 대해 LG그룹은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따져본 뒤 신중하게 입찰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LG는 미국의 대형 생명보험사인 AIG그룹과 대한생명 공동인수를 위한 합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입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외에 금감위가 최종 투자제안서 제출을 요구한 투자자는 국내의 한화그룹, 외국의 암코 노베콘 악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28일 투자제안서를 마감한 뒤 30일까지 우선협상대상으로 2,3개 기관을 선정, 최종 1개사와 다음달 15일경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
금감위는 최종입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00년 3월말까지 1조5000억원(13억달러)이상 출자 △후순위 차입의 경우 차입방안 및 이자율 명시 △대한생명 지급여력을 충족시킬 구체적 일정 제시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이밖에 최종 투자제안서를 제출할 때 금감위가 지정하는 금융기관에 현금 200억원을 입찰보증금으로 예치하도록 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