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大生 3차입찰 유찰땐 국영생보社 전환 방침

  • 입력 1999년 6월 16일 23시 58분


대한생명 매각을 위한 3차입찰은 한화와 LG그룹의 2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현금 동원능력과 합작파트너의 경영능력 등을 감안할 때 두 그룹 중 한 곳에 대한생명을 넘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6일 “정부가 제시한 3차입찰 자격요건은 한마디로 ‘부채비율 200% 목표를 지킬 수 있는 한도에서 현금 7000억∼8000억원 이상을 동원할 수 있는 재벌에 응찰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한화나 LG가 모두 이런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서는 한화컨소시엄과 LG컨소시엄 이외에 유력후보가 없다”며 “3차입찰도 유찰되면 그때 가서 처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다시 입찰에 부치지 않고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영생보사로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한생명을 3차입찰에서 한화와 LG 중 한 곳에 넘겨주겠다는 금감위의 의도는 금감위가 처음으로 제시한 입찰자격요건에서도 드러난다.

입찰요건은 한마디로 △가격이 1조5000억원 이상이고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지킨다면 재벌에도 50%까지 지분을 허용하겠다는 것.

다시 말해 단독으로 들어오는 외국 생보사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재벌의 경영참여를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측은 “금감위가 우리측 합작선의 투자 의사와 능력을 의심하고 있으나 시일이 촉박해 다른 합작선을 잡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LG의 참여를 허용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LG측은 “2차 입찰에 불참하면서 AIG와의 합작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주채권은행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입찰 조건이 까다로워 입찰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

양 그룹 관계자들은 외국업체들은 경영권을 쥐더라도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회수해갈 수 없는 보험업법상 제약이 있고 국내 보험 영업방식이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선뜻 합작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결국 한화 LG 두 회사 모두 외국파트너에게 상당부분 실리를 양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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