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코스닥 투기 조짐…개인투자자 매매 몰려

  • 입력 1999년 6월 22일 19시 26분


증권거래소시장의 관리종목과 코스닥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등 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70개 관리종목 중 상한가 종목은 6개에 그치고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42개에 달했다. 전체 하한가 종목 43개 중 1종목만 빼고는 모두 관리종목이었던 것.

그러나 전날까지만 해도 관리종목은 절반 이상의 종목이 상한가 행진을 벌이며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었다. 21일에는 관리종목 중 61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당일 상한가 종목 92개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준. 이에 앞서 18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한 86개 종목 중 82개 종목이 관리종목이었고 15∼17일에도 전체 상한가 종목의 절반 이상이 관리종목이 차지했다.

관리종목은 법정관리나 은행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사업보고서를 공표하지 않은 기업 등 실적이 매우 부진하거나 부도를 낸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이처럼 많은 관리종목이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고 있는 것은 기업의 회생이 불투명한 반면 시세가 주당 수백원에서 수천원대로 싸기 때문에 조금만 올라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기적인 매매를 하기 때문.

코스닥시장에서도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21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15개 종목 가운데 61.7%에 해당하는 71개 종목이 투자유의 종목이었던 것.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장을 주도하자 소외당한 개인투자자들이 기관들의 매매가 적은 관리종목이나 코스닥시장의 투자유의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종목은 한번 주가가 내리면 거의 하한가 수준으로 빠지면서 매매물량이 없어지기 때문에 환금성이 적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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