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가계대출 5,750억원 늘어…韓銀 발표

  • 입력 1999년 6월 28일 23시 17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올 1·4분기(1∼3월)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규모가 외환위기 이후 1년여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각 가정은 올들어 대출금리가 한자릿수까지 떨어지자 은행에서 새로 대출을 받아 작년에 비싼 이자로 빌린 돈을 갚는데 썼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개인 부문이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빌려쓴 돈은 5750억원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최고 연 20%대까지 치솟은 고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해 8조3110억원을 갚았던 개인들이 금리하락에 따라 다시 빚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고금리를 물고 빌려쓴 돈을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은행 대출금으로 상환하는 가정이 늘면서 은행 차입금이 2조9360억원 증가한 반면 보험 종금 등 비은행권 대출액은 1조2540억원 감소했다.

한편 기업들은 이 기간중 금융기관 차입과 기업어음(CP) 주식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39조7000여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들은 이중 9조9160억원을 수익증권에 예치하는 등 설비투자보다는 돈굴리기에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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