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사표제출 이유는 그룹의 혁신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가속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 구성될 사장단은 구조조정이 완료될 때까지 무보수로 근무하게 된다.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은 구조조정 완료후 전 계열사를 완벽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대우는 이날 오전 11시 대우센터에서 열린 긴급 사장단회의에서 김태구(金泰球)구조조정본부장을 비롯한 사장단 50명(해외현지법인 사장포함) 전원이 사표를 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우는 또 이번 주내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새로 선임되는 사장단은 취임 직후부터 구조조정 계획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전원 무보수로 근무키로 결의했다.
대우는 그동안 구조조정 작업으로 지난해 말 41개사인 계열사가 현재 23개사로 줄어들어 사장단의 대폭적인 감축이 요구되어 왔다.
대우 주력사 사장단은 이미 5월5일 오후 서울 강남 리츠칼튼 호텔에서 가진 비밀회동에서 그룹의 앞날을 논의하면서 사장들의 퇴진이 거론됐었다.
사장들은 당시 “우리회사 ‘원로’들은 회사가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했느냐. 구조조정으로 회사도 줄이고 세대교체도 필요하니 모두 물러나자”고 스스로 결정, 김회장에게 뜻을 전달했었다. 대우 관계자는 “김회장이 처음엔 모두 고생하는데 무슨 일이냐며 역정을 냈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 구성되는 사장단은 현재의 50명 규모에서 25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살생부(殺生簿)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우선적인 퇴진대상으로는 △과거 회장직을 맡았던 경영인 △60세이상 사장 △경영을 부실하게 했던 경영인들이 지목되고 있다.
한편 30일 긴급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김회장은 “최고경영진의 용단에 감사를 표시하고 사장단 일괄사퇴를 선진기업형 경영구조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 계열사별 책임경영체제가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대우는 전했다.
김회장은 또 자신은 자동차사업에만 전념하며 구조조정이 완결되면 대우자동차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대우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우는 “김회장이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역할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