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은 주식매매 이익은 당연히 주주몫이라는 입장이나 시민단체들은 생보사의 수익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굴려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에서 발생하는 차익의 상당부분은 가입자 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주주와 가입자의 이익 배분논리다.
이와 관련,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삼성생명의 자산을 계약자들에게 분배할 경우 과거계약자들이 기여한 몫이 더 크지만 이들에게 이익을 나눠줄 방법이 없다”며 노인병원이나 암센터, 양로원 건립 등을 통해 이 몫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감위는 삼성생명 상장여부는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뒤 내년 3월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자 몫과 주주의 몫〓삼성생명측은 흑자가 발생한 89년 이후 발생한 이익은 주주는 물론 계약자에게 배당금형태로 대부분 나눠줬다고 말한다.
일상적인 영업이익외에도 자산재평가차익, 책임준비금적립방식 변경에 따라 발생한 이익도 대부분 주주와 계약자에게 배분했다는 것. 따라서 주식매매에 따른 이익은 주주의 몫이라는 게 삼성측의 설명.
그러나 참여연대측은 “삼성생명의 자산은 자본금이 겨우 0.03%에 불과한 이건희(李健熙)회장 개인 것이 아니므로 사재출연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 정부는 주주와 계약자의 자산을 구분하기 위해 생보 상품을 구분해 비용과 이익을 계산토록 할 방침. 현행 85대15로 돼 있는 계약자와 주주간 이익분배비율을 상장후에는 90대10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수혜자는 누구인가〓금융가에서는 이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씨가 이회장 사재출연과 삼성생명 상장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재용씨가 31.4%의 지분을 보유한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지분 20.67%를 갖고 있다. 이회장의 지분 20%가 채권단으로 넘어가면 재용씨는 에버랜드를 통해 삼성생명을 사실상 경영하게 되는 셈.
게다가 삼성생명은 삼성물산 지분의 9.1%, 삼성전자 7.1%, 삼성증권 9.9%, 삼성화재 11.0%, 에스원 9.7%, 삼성항공 7.8%, 호텔신라 7.8% 등의 지분을 가진 그룹의 지주회사여서 재용씨는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측의 주장대로 주가가 70만원에 상장이 되면 삼성생명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들은 140배의 자본차익을 얻게 된다. 20.67%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에버랜드가 1조4000억원, 삼성문화재단이 4000억원 등의 차익을 얻는다. 또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신세계와 제일제당 역시 각각 14.5%와 11.5%의 지분을 갖고 있어 상장시 1조원이 넘는 차익을 얻게 된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