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생보사 연내 상장 물건너갔다』지배적 시각

  • 입력 1999년 7월 6일 18시 34분


10년을 끌어온 생명보험사 상장허용 문제가 특혜시비에 휘말리면서 다시 미궁에 빠졌다.

지난달 30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삼성생명주식 출연 및 삼성생명 상장추진은 당초 삼성차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으로 받아들여졌다. 삼성은 물론 채권단도 손해볼 것 없는 ‘윈윈게임’이라는 것.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도 같은날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기업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를 필두로 “계약자가 키워놓은 회사를 상장시켜 이회장과 삼성에버랜드 등 대주주들이 자본이득을 독식하려 한다”는 비난여론이 일자 정부의 태도는 돌변했다. “삼성차 처리와 삼성생명 상장은 별개”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발뺌한 것. 급기야 교보생명은 5일 “당분간 상장추진을 유보하겠다”고 물러섰다. 삼성생명도 “우리가 언제 조기(早期)상장을 하겠다고 했느냐”며 오히려 의아해하는 모습.

금감위는 생보사 상장시 발생할 자본이득을 주주와 계약자간에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공청회를 열어 판단하기로 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볼 때 삼성생명을 포함한 생보사의 연내상장은 불가능해진게 아니냐는 것이 보험업계의 지배적인 시각.

문제는 삼성생명이 상장되지 않을 경우 이회장이 출연한 주식 400만주가 사재출연규모 2조8000억원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는 점. 이 경우 삼성생명과 출자관계가 없는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생명주를 주당 70만원씩 나눠 사들이거나 이회장이 추가로 사재를 내놓아야 하지만 삼성그룹측은 ‘할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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