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기업운영 철학으로 기술력을 닦아 세계시장을 향해 무한질주하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있다.
올해 1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드판독기 생산업체 ㈜지아이씨(GIC)의 조웅기(趙雄基·46)사장. 93년 창업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카드판독기 ‘ASIC’를 내놓아 이 분야에서는 국내 1인자로 꼽힌다.
조사장은 한국기계연구소 치공구설계과를 졸업한 뒤 한독기술연구소에 입사, 관련기술을 습득한지 13년째 되던 93년 작은 중소기업을 차렸다. 하지만 사업경험과 자금력 부족으로 얼마 안돼 ‘성공한 벤처기업가’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하지만 실패의 교훈으로 시장(市場)이 무엇을 원하는지 깨달은 조사장은 97년 다시 사업에 뛰어들어 지금의 지아이씨를 창업했다.
이후 그는 각지에서 우수한 연구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조사장의 노력으로 현재 회사에는 박사급 연구원 2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의 연구인력이 신기술 개발에 땀을 쏟고 있다. 직원 수가 고작 4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연구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큰 편.
조사장은 특히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 사이의 인화를 강조한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나눠 갖고 있어 일에 대한 책임감도 남다르다. 결과적으로 사원들은 회사일을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처럼 하게 됐고 이같은 회사분위기 속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훌륭한 기술이 탄생했다.
지아이씨가 지난해 개발한 ‘포인트카드터미널’은 인화를 내세우는 사내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성과로 꼽힌다. 포인트카드터미널은 원래 주유소가 주유고객에게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누적시킨 뒤 나중에 상품을 주는 것처럼 음식점이나 기타 서비스매장에서도 고객에게 카드를 발급해 이용 금액 만큼 포인트를 누적시킬 수 있도록 한 제품.
지난달말에는 버스카드를 이용할 때처럼 카드를 이용해 음료수 등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는 비접촉식 카드자판기(RF·Radio Frequency) 기술을 개발해 상품화를 준비 중이다. 032-684-0456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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