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해법]KDI『가동할수록 손해…청산 바람직』

  • 입력 1999년 7월 7일 23시 15분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경제원리에 따라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는 ‘부산지역 정서를 달래기 위해 부산공장이 재가동되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일총(南逸聰) 법경제팀장은 7일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가동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는 만큼 인수 의사를 가진 업체가 국내외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장 자체를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남팀장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장을 가동하라는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며 “대우가 만약 인수 의사를 갖고 있다면 금융지원 등의 반대급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KDI 연구원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부실공장 가동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에는 협력업체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팀장은 “따라서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포기하고 공장부지는 아파트단지 등 다른 생산적인 용도로 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투자정책실 김준동(金準東)연구원은 “미국의 포드사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려 할 때 한국의 과잉설비가 걸림돌이었다”며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려고 하는 외국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정으로 부산지역 경제를 위한다면 자동차 제조공장 대신 전자업체나 벤처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일부 업체들의 압력에 밀려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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