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의 이같은 뜻을 수용할 경우 삼성자동차문제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조기 상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8일 “채권은행에 맡긴 이회장의 삼성생명 주식이 2조8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채권단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그룹의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은 부산공장 처리가 시일을 끌면서 사회문제화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며 “협력업체 손실분에 대해선 최우선 보상할 것이며 채권단이 피해보는 일도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 이후 법원의 채권보전 처분을 기다려온 삼성이 채권단과의 부채처리 협의를 앞두고 추가 출연방침을 밝힘에 따라 삼성차 처리는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날 2조8000억원에 미달하는 부족분을 보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회장의 추가 사재출연과 계열사가 부채를 추가로 떠안는 방법을 절충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이회장이 이미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가치가 충분히 2조8000억원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 이수빈(李洙彬)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공청회를 통해 상장에 따른 이익배분 방식을 정하면 이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법적으로 상장이익은 모두 주주가 갖도록 돼있어 자산재평가 차익과 상장이익을 계약자에게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정부가 공청회를 통해 이익배분 방식을 확정하면 삼성생명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