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안 발표]『악재 이미 반영』증시「무풍」

  • 입력 1999년 7월 19일 18시 27분


대우쇼크는 역시 ‘쇼크’였다. 19일 주식시장은 ‘대우의 유동성위기 해소’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개장초 23포인트 폭등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대우호재’는 약화되고 주가는 혼전양상을 보였다.

▽어수선한 증시〓개장을 전후해 대우그룹 구조조정안 발표가 주가폭등세를 이끌었다. 개장초 종합주가지수는 23포인트 폭등, 1044선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오전 11시44분 ―19포인트 △오후 1시56분 +5포인트 △오후 2시28분 ―12포인트로 오락가락한 뒤 결국 3.76포인트 상승한 1024.58로 장을 마감했다.

대우증권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대우그룹 구조조정안은 장초반 ‘반짝호재’에 그쳤고 그 뒤 저가매수세력과 금리인상을 우려한 매도세력이 팽팽히 맞선 끝에 저가매수세력이 판정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유동성위기가 핵심인 대우사태가 증권시장엔 나쁜 변수로 작용하진 않았다.

▽대우와 증시〓증권전문가들은 삼성자동차 법정관리신청에 이어 이번의 대우에 대한 조치를 ‘불확실성의 해소’측면에서 호재로 분류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대우그룹 자금사정은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된 악재”라며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속도를 감안하면 대우문제는 그다지 큰 변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불안한 자금시장〓‘오늘 채권시장은 패닉(심리적 공황)상태다.’(증권사 채권딜러)

시중금리가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이날 장중 한때 회사채금리가 7개월만에 처음으로 연 9%까지 급등하면서 ‘이러다간 두자릿수대 금리로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삽시간에 퍼졌다.

투신사 등 주요 채권매수기관들이 아예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매수세는 거의 실종된 상태. 이같은 시장움직임은 대우변수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LG증권 성철현(成哲鉉)채권트레이딩팀장은 “시중금리가 7∼9월 중 두자릿수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대우와 자금시장〓현재 자금시장에선 대우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은 투기등급인 ‘BB’로 일종의 ‘정크본드’취급을 받고 있다.

대우그룹은 올들어 최근까지 신규 채권발행은 엄두도 내지못하고 대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차환발행만 ‘사정사정’하면서 겨우 소화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자는 “대우의 자금사정에 정통한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보유 중인 대우그룹 회사채를 털어내는데 전력투구해왔다”며 “거래 금융기관마다 미리 대비를 해온 만큼 충격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 주원규(朱元圭)채권운용부장은 “대우채권이 쉽게 상환될 것으로 생각한 기관투자가들은 한군데도 없다”며 “부도처리로 휴지조각이 되는 것보다 ‘기대’를 갖고 연말까지 기다리는게 차라리 낫다”고 털어놨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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