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들어 간접투자상품을 다루고 있는 투신권의 수탁고는 97년말 87조원에서 올 6월말에는 246조원으로 1년반 사이에 183%나 급증했다.
투신사 수익증권 내부에서도 공사채형에서 주식형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옮아가고 있고 이중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올해초 9조원에서 21일 현재 40조원 가까이 되고 있다.
즉 ‘저금리→펀드자금 유입→주식 순매수→주가 상승→펀드수익률 제고→자금유입 가속화’라는 선(善)순환이 이뤄지면서 간접상품이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를 여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다.
이같은 간접투자시대의 개막은 우리 증시도 본격적인 ‘기관화장세’가 시작됐음을 뜻한다.
개인투자자들인 ‘개미군단’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큰 손’인 기관들의 매매동향에 따라 증시가 좌지우지되는 때가 된 것이다.
이같은 기관화장세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70년대 초 기관화장세 태동기를 맞았던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당시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투자가치가 있는 맵시있는 50개종목이라는 뜻으로 ‘니프티 피프티(Nifty―Fifty)’라 불린 50개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니프티 피프티’는 유동성과 안정성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환금성이 크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종목들이었다.
우리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새로 설정되는 펀드들은 미국의 예에서와 같이 유동성이 높고 안정성이 있으면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른바 ‘블루칩’으로 불리는 핵심 우량주를 포함한 업종대표주 및 우량 성장주가 매수타깃이 되고 있다. 실제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도 30∼50개 정도의 종목만 집중적으로 사고파는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들로부터 소외된 나머지 종목들은 아무리 ‘재료’를 갖고 있어도 크게 오를 여지가 적어져 본격적인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개인들도 기관 선호종목을 오랫동안 보유한다면 언젠가는 고수익을 낼 여지가 많아진 셈이다.(도움말〓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 책임연구원)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