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강도〓잘못될 경우 대우사태의 충격은 기아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우선 부채 규모가 국내차입금 49조, 외화차입금 68억달러(8조)로 기아(9조4000억원)에 비해 6배 이상 많다.연세대 이두원(李斗遠·경제학)교수는 “기아 때는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전이라 국내외에 위기감이 전파되는 데 시간이 걸렸으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한다. 대우가 외국 금융기관 차입이 많다는 점도 외국의 주목을 받는 요인이다.
△훨씬 민감해진 시장〓기아 사태가 일어난 97년의 주가 하루 변동폭은 7.5%. 환율변동도 상하 2.25% 범위 내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 환율은 완전 자유화됐고 주가변동폭도 두배로 확대됐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상이한 당국의 대응〓그러나 사태해결에 가장 중요한 요인인 정부 당국자들의 대응이 당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 기아 사태 당시 강경식(姜慶植)경제팀은 지나치게 주저하고 머뭇거렸다. 기아차에 대해 부도유예협약과 법정관리 파산처리를 놓고 결정하지 못한 채 1년을 그냥 보내 환란을 맞았다.
지금의 경제팀도 초기에 다소 안일한 대응을 보인 점은 있지만 환란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대응이 빠른 편.
“서로 조율이 안된 해법을 내놓고 있어 시장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기아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