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과대평가됐다. 미국이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일본이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국가간의 이같은 극심한 경상수지 불균형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달러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현재와 비슷했던 85년에는 달러가치가 1달러당 240엔에서 140엔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달러가치 하락폭은 그 때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클 것이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저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금리의 달러 자산에 투자해온 투자가들이 달러를 매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달러 하락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달러가 폭락하면 미국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는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세계경제는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예방책은 있는가. 근본적인 정책변화 없이는 달러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다. 바람직한 예방책은 일본 등 수요부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대규모 통화팽창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국가가 획기적 정책을 실시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