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가더라도 금요일 아침 신문은 꼭 챙겨라.’
주요 경제대책, 특히 증시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주로 목요일 저녁에 터져나오자 금융계와 재계에 생겨난 새로운 경구다.
경제분야 큰 대책의 발표시간이 주식거래나 자금거래가 끝난 저녁이라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
목요일이 선택되는 이유는 대책을 내놓은 뒤 금요일 시장반응을 한번 살펴보기 위한 것. 예상과는 다른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증시가 열리지 않은 토 일요일에 추가 대책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
정부당국자들에겐 시장에 충격을 주는 대형조치를 주초에 내놓을 경우 그뒤 며칠간의 시장 움직임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또 금요일 저녁에 발표할 경우 이틀 이상 시장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
실제로 △제일은행 매각 △부실 5개 생보사 공개매각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 출연처리 방안 등 굵직굵직한 것들이 목요일에 나왔다. 이번의 투신대책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목요일인 12일 투신대책을 내놓은 금감위는 13일 임원들이 시장반응에 대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주말에 또다른 대책회의를 열 준비를 하면서.
주식시장이 쉬는 날이 정부엔 고마울 때도 있다. 대우사태로 주가지수가 70포인트 이상 하락했던 지난달 24일도 다행히 금요일이어서 정부는 주말에 분주하게 뛴 덕에 관련 금융대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