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수익증권 환매요청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투신권은 물론 그동안 채권 매도를 자제해온 은행권과 재벌계열 금융기관들이 보유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 금리상승을 부추겼다. 고속성장에 따른 인플레 우려감도 작용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20일 서울 자금시장에서 장기금리의 대표지표인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31%포인트 오른 연 10.27%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이 연 10%를 넘어선 것은 작년 10월31일 연 10.00% 이후 9개월20일만에 처음.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연 9.21%로 전날보다 0.25%포인트 올랐고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도 각각 0.08%, 0.05%포인트씩 상승한 연 7.23%, 8.28%에 마감됐다.
지난달 중순 대우그룹 유동성 위기문제가 불거진 이래 오름세를 보인 시중금리는 최근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다 수익증권 환매사태가 확산되면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향후 전망〓시중금리 상승은 주가하락 및 기업자금 조달여건 악화로 이어져 가까스로 회복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통화당국이 콜 금리를 인위적으로 연 4.75%선에서 운용하고 있지만 장기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단기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저금리 기조가 흔들릴 우려가 큰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박원재·이용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