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표면적으로 ‘협조’를 다짐하면서도 이면에선 첨예한 힘겨루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내연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 논란〓정부는 사실상 이번 수익증권 환매사태를 계기로 내년 7월 예정된 투신권의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자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공적자금을 섣불리 투입했다가는 ‘살 업체와 죽을 업체’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투신업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드펀드 설립과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카드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로비를 진행중이다.
회사채를 살 수 있는 세력이 실종된 상태에서 투신권이 채권을 계속 내다팔면서 발생하는 금리상승 압력을 정부가 언제까지 견디겠느냐는 것이 투신업계 근저에 깔려 있는 생각이다.
▽은행―투신권의 갈등〓당초 은행권에 10조7000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투신권은 현재까지 겨우 4조원의 자금만 지원받았을 뿐이다.
은행권이 당초 콜금리에 0.5%의 가산금리를 얹은 금리로 지원하기로 했으나 말을 바꿔 콜금리보다 2.5%포인트 정도높은 91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가산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투신업계의 주장.
반면 은행권은 투신권이 금리가 낮은 단기자금용으로 빌려다가 중장기로 운용하는 것은 금융거래 기본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