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현대가 경영권 후계구도에 맞춰 자동차 건설 등 소그룹화를 진행시키고 있고 사실상 해체국면을 맞은 대우그룹도 자동차 전업그룹으로의 재편에 안간힘이다.
아직 지주회사 설립기준이 까다로워 전면적인 독립기업화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업종별로 유사한 계열사끼리 분리통합하는 작업이 가속도를 얻을 것으로 재계는 관측한다.
▽선단의 ‘연결고리’가 풀린다〓재벌체제의 중심축은 상호출자와 내부거래 회장실체제 등 3가지. 내부거래 차단과 출자총액제의 부활은 수십개 계열사가 한몸처럼 움직였던 재벌시스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전망.
98년 2월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역차별 해소차원에서 출자총액제가 폐지됨에 따라 계열사간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하는 경우가 급증, 연결고리는 더욱 튼튼해졌다.
▽독립기업 연합인가, 소그룹 통합인가〓사외이사 비중을 크게 늘릴 경우 재벌총수의 경영권은 더욱 약화될 전망. 따라서 재벌들은 자연스럽게 지주회사 체제나 소그룹 분리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90년대 들어 소그룹별로 전략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소그룹화를 꾀했던 삼성 등 5대재벌은 지난해 이사회 중심경영을 표방하면서 내부적으로 ‘소그룹’이란 용어를 용도폐기한 상태. 그러나 내부거래에 대한 견제장치가 강화될 경우 연관성이 큰 소그룹분야를 통합하는 대안이 유력해진다.
▽급변하는 재계 판도〓이미 대우의 해체가 기정사실화하고 일부 재벌간 계열사 주고받기가 진행되면서 30대 재벌의 랭킹은 급변하고 있다. 한화가 에너지부문 매각으로 뒤로 처지고 지방 백화점 인수에 성공한 롯데그룹의 약진이 점쳐진다.
만약 현 재벌들이 소그룹별 통합으로 이행할 경우 톱랭킹은 삼성전자그룹이 차지할 공산이 높다. 전자 전관 전기 3사와 SDS 삼성코닝으로 이뤄진 삼성전자 관련사들은 상반기 기준 31조원의 자산을 보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28조7000억원) 대우자동차(28조원) SK에너지그룹(22조원) 등이 2,3,4위를 차지할 전망.
〈박래정·금동근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