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兩强 시대'로 가나?…롯데-신세계 재편조짐

  • 입력 1999년 8월 25일 18시 42분


유통업계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체제에서 롯데와 신세계의 2강체제로 재편될 조짐이다.

유통업계의 이같은 판도 변화는 최근 롯데와 신세계가 무서운 기세로 ‘덩치 불리기’에 돌입하면서 확연해지고 있다.

유통업계 맏형격인 롯데는 27일 롯데 부평점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내달 롯데 일산점에 이어 11월에는 그랜드백화점 본점을 새단장, 롯데 강남점으로 오픈한다. 롯데는 또 한화유통으로부터 3800평을 인수, 백화점과 할인점을 모두 갖춘 롯데 창원점을 오픈하며 5년안에 백화점과 할인점을 합쳐 70개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도 내년 3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 1만평 규모의 신세계 강남점을 오픈하며 마산 성안백화점을 271억원에 인수, 올 연말 신세계 성안점으로 개점한다.

롯데와 신세계의 확장전략은 소비심리가 IMF이전 수준으로 급속히 회복되고 서울 준공업지역에 할인점 출점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되는 등 올해가 ‘세(勢)’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라는 판단에 따른 것. 특히 백화점 부문보다 할인점에 확장전략이 집중돼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국내 할인점 시장은 내년 8조원에 이르고 2003년에는 백화점 시장과 비슷한 14조원, 2004년 이후에는 백화점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빅3’의 하나인 현대는 현대그룹과의 계열분리후 비전제시 없이 백화점 분야에만 투자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 IMF이전 확보해둔 목동과 미아동의 백화점 부지는 현재 건축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의 강남점 오픈으로 아성(牙城)인 서울 강남 상권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 21세기 유통산업을 지배할 할인점 사업을 과소평가해 시장 진입의 때를 놓친 실수가 ‘빅3’탈락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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