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채권은행 손실]부채탕감등 부담 「눈덩이」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09분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은행권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채권은행들은 대우 워크아웃으로 추가대출 부채탕감 출자전환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되고 정상으로 분류됐던 여신이 요주의로 바뀌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현행 금융감독원 기준은 정상여신은 0.5%, 요주의여신은 2%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연말 결산부터 미래상환능력을 감안한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이 도입되면 대손충당금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충당금비율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금융계는 대우 여신에 대해 20%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말 현재 대우그룹의 은행권 여신은 23조원규모. 20%를 적용할 경우 4조6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은행들은 상반기 2조800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연말에 가면 대우요인 때문에 적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우 여신이 많은 대형 시중은행들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그룹에 대한 은행별 여신은 한빛은행이 3조76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외환은행 2조8700억원, 제일은행 2조8400억원, 조흥은행 2조1900억원, 한미은행 1조3100억원, 하나은행은 1조500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상반기에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2% 적립했다.

하반기에는 대우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20% 쌓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에 따라 연말당기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300억원 가량 줄어든 1500억원에 머물 전망.

이에 반해 대우여신을 정상으로 분류, 0.5%의 충당금만 쌓았던 은행들은 이번 대우 워크아웃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에다 여신 규모에 따른 추가대출 부채탕감 출자전환 이자유예 등의 지원이 불가피할 경우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워크아웃으로 회생의 길을 걷거나 매각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은 대우 워크아웃으로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민간성격의 은행들은 추가 부담으로 마지 못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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