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금융감독원 기준은 정상여신은 0.5%, 요주의여신은 2%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연말 결산부터 미래상환능력을 감안한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이 도입되면 대손충당금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충당금비율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금융계는 대우 여신에 대해 20%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말 현재 대우그룹의 은행권 여신은 23조원규모. 20%를 적용할 경우 4조6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은행들은 상반기 2조800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연말에 가면 대우요인 때문에 적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대우 여신이 많은 대형 시중은행들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그룹에 대한 은행별 여신은 한빛은행이 3조76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외환은행 2조8700억원, 제일은행 2조8400억원, 조흥은행 2조1900억원, 한미은행 1조3100억원, 하나은행은 1조500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상반기에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12% 적립했다.
하반기에는 대우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20% 쌓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에 따라 연말당기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300억원 가량 줄어든 1500억원에 머물 전망.
이에 반해 대우여신을 정상으로 분류, 0.5%의 충당금만 쌓았던 은행들은 이번 대우 워크아웃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에다 여신 규모에 따른 추가대출 부채탕감 출자전환 이자유예 등의 지원이 불가피할 경우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워크아웃으로 회생의 길을 걷거나 매각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은 대우 워크아웃으로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민간성격의 은행들은 추가 부담으로 마지 못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