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주가조작]계열사 끌어들여 조직적 '作錢'

  • 입력 1999년 9월 1일 19시 28분


검찰이 1일 발표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은 재벌그룹 계열사 최고 경영자가 직접 나서 계열사 자금을 동원, 다른 계열사 주식가격을 조직적으로 조작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소규모 주가조작 사건과 차원을 달리한다. 증권가와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을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 수사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금감위는 4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실을 확인하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법인 및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위의 고발은 자금 및 증권계좌 추적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자금이 현대전자 주식 매입에 투입된 사실을 확인한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방향이 바뀌었다.

현대중공업과 상선 대신 현대증권이 사건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이는 자금 및 계좌추적 외에 조작행위의 ‘주체’를 조사함에 따라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주식매매에 관여한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 관계자 100여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말단 직원으로부터 하나씩 올라가 최종 책임자를 가려냈다.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처음에 “내 판단으로 투자했다”며 완강히 버티다 8월 중순부터 상부 지시라인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구속된 현대증권 박철재상무가 이익치(李益治)회장의 개입사실을 진술하면서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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