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주가조작]100여명 소환 “매머드 수사”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측과 현대그룹측은 정치권과 검찰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였다.

현대그룹측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주가조작 혐의로 이회장 등을 고발한 직후부터 기업 이미지의 실추 등을 우려해 이 사건을 가급적 축소하기위해 물밑로비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회장의 구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자 그룹 차원에서는 ‘이회장선으로 선을 긋는 것이 낫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이회장 외에 금감위에 의해 고발된 현대상선 박세용(朴世勇)회장과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 등 8명을 출국금지하는 등 철저한 수사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금까지 소환된 사람들만 해도 현대증권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 계열사관계자들을 포함해 100여명에 달할 정도여서 근래 보기 드문 ‘매머드 수사’이다.

수사관계자들은 ‘영원한 권력’으로 통하는 재벌그룹을 수사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지만 검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끝장을 보겠다는 비장한 각오다.

수사팀은 ‘정치권력에 약하고 재벌에도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서는 더이상 검찰이 설 자리가 없다고 다짐하고 있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최근 “정씨 일가든 누구든 수사결과 범법행위가 나오면 덮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