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株 투기세력 증시 농락

  • 입력 1999년 9월 3일 18시 29분


우선주가 이상 폭등에 이어 3일 무더기로 폭락하는 혼조양상을 보이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8월 증시는 증권당국의 상장폐지 검토 등 초강경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고 29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하는 등 이상(異常) 급등현상을 보여왔다.

9월들어서도 3일 오전까지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다가 오후들어 폭락세로 반전, 우선주가 하한가종목 150개의 89.3%에 해당하는 134개에 달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으로 우선주 열기가 식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매매주체 파악힘들어

▽우선주 얼마나 폭등했나〓증권거래소에서 우선주가 있는 보통주(구주)의 최근 한달간(8월2일∼9월2일) 주가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보통주는 7.6% 하락한 반면 우선주는 무려 222.2% 폭등했다.

보통주보다 주가가 높은 우선주 종목수만도 122개로 급증세. 중외제약 동양강철 경농 동양철관 신호유화 우선주는 한달 동안 주가상승률이 무려 1200∼1700%에 달했다.

▽우선주 거래실태〓폭등 우선주들의 공통점은 △상장주식수가 적어서 △소량의 매매주문만으로도 가격을 끌어올리기 쉽고 △주문경로가 인터넷 PC통신 등 사이버망이어서 매매주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

예컨대 경농우선주는 상장주식수가 336주(한달 거래량 1250주), 신호유화 우선주는 622주(한달 거래량 940주)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우선주가 하한가로 돌아선 이날 경농우선주는 20일째 상한가행진을 이어갔지만 거래량은 고작 70주였다.

◆추격매수피해속출

▽우선주가 급등한 이유〓증권전문가들은 “최저배당률과 보통주 전환을 정관에 명시한 신형우선주는 다소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주가를 추월한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투기적인 매수세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순진한’ 일반투자자들이 추격매수하면서 급등한 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과장은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는 소량의 매수주문만으로도 큰폭의 가격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투기심리’를 자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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