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통합의 반대급부로 여겨졌던 부채 출자전환 등 금융지원이 불투명하고 현행법상 통합법인의 ‘순항’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수두룩해 당장 성패를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
★官입김 더 거세져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열린 ‘빅딜평가회’〓전국경제인연합회와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은 3일 통합법인에 참여하는 계열사 핵심임원을 참가시킨 가운데 평가회를 열었다. 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불과 1년만에 한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이합 집산한 것은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라며 빅딜을 높이 평가.
그러나 최근 정부의 재벌개혁이 총수의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권 지배 차단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벌 사업구조조정은 큰 의미를 평가받지 못하는 분위기. 이날 평가회에서도 빅딜보다는 현대전자의 주가조작과 개혁 강공에 대한 재계의 대응을 묻는 질문이 더 많았다.
★"외자유치해야 금융지원"
▽‘뜨거운 감자’ 금융지원〓7개 구조조정 대상업종(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을 한 업종으로 간주) 중 반도체 정유 철도차량 항공기 등 4개 업종은 인수 및 통합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도 현대와 삼성중공업이 한국중공업에 넘길 자산가치를 평가하고 있고 유화 통합도 가장 더디게 진행되곤 있지만 통합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
문제는 통합법인이 재무구조 개선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출자전환. 유화통합추진본부의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요청하고 있고 철도차량과 항공기 쪽도 각각 69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채권단과 사업구조조정위측은 외자유치가 확정되기 전에는 금융지원을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 또 통합법인이 떠안게 될 차입금에 대해서도 계열사의 지급보증을 요구해 재벌들은 “정부시책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철도차량' 노조반발 진통
▽‘한국철도차량㈜은 현대 대우의 공동계열사’〓현행 법규상 30대 재벌이 자본금의 30% 이상을 출자한 기업은 계열군에 편입된다. 삼성 현대 대우가 33.3%씩 출자하는 항공통합법인과 대우 현대가 40%씩 출자한 철도차량은 내년부터 2,3개 재벌의 소속사로 편입돼 각종 규제를 받을 전망.철도차량 통합법인 종업원들이 기존 계열사 노조에 잔존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노조측은 “근로자와 상의하지 않은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실사를 거부하고 있다. 노동부가 ‘2사1노조’형태가 법적 하자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통합법인이 새 노조를 설립하지 못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