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산운용회사인 뱅가드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83년부터 97년까지 268개 뮤추얼펀드중 주가지수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11%에 불과하다.
이는 펀드매니저가 온갖 정보를 이용해 종목을 분석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을 조정하더라도 시장(지수)수익률을 능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어떨까.
미국처럼 장기간 운용돼온 펀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위험조정후 펀드의 성과를 측정하는 동아―LG펀드평가지수(FWI)의 추이 분석에 따르면 국내 펀드들도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평가대상 6개 펀드의 평균 FWI는 위험을 감안할때 시장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말할 수있는 지수 100을 넘지 못했다.
★단순수익률의 환상
국내 주식형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들은 한때 단순수익률이 100%를 넘기는 등 놀라운 성과를 냈다. 경이로운 수익률에 현혹돼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연초 500에서 시작, 1000을 넘긴뒤 878을 찍고 다시 상승하는 싸이클을 거치는 동안 펀드의 수익률도 요동을 쳤다. 결국 위험을 감안한 펀드의 성과(평균 FWI)는 줄곧 떨어졌다.
예컨대 뮤추얼펀드 가운데 P펀드는 한때 104.4%의 수익률을 달성, 단순수익률로는 수위를 달렸으나 65.8%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급등락을 했다. 그 결과 한때 152에 달했던 FWI는 줄곧 내려 지난달 27일 현재 96을 기록했다.
★뮤추얼펀드의 성과는 우수
6월11∼8월27일까지 FWI분석결과 뮤추얼펀드의 평균 FWI는 166에서 142로 낮아졌고 성장형 수익증권은 106에서 80, 안정형 수익증권은 135에서 87로 낮아졌다. 이는 뮤추얼펀드의 경우 설정후 1년간 해지가 제한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정형 펀드의 경우 주가가 급등할때는 주식편입비율이 낮아 주가상승의 혜택을 덜 입은데다 대우구조조정 발표이후 금리급등으로 편입해둔 채권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
FWI분석대상 펀드들은 현재까지의 운용기간이 평균 4개월. 5월이후 종합지수의 고속상승세가 꺾이면서 상승과 등락을 거듭했으므로 펀드매니저들은 짧은 기간이나마 주식시장의 한 싸이클을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연초 주가가 줄곧 상승하는 동안 대부분의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었지만 주가가 요동치는 구간에서는 장세대응을 제대로 한 펀드매니저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대세상승국면에서는 유능한 펀드매니저를 고르기 어렵다면 주가지수를 그대로 쫓아가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투자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도움말 주신분 LG경제연구원 박상수 선임연구원(02―3777―0545)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