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현대강판, 열연코일 공급 갈등

  • 입력 1999년 9월 7일 18시 21분


경기회복으로 자동차 가전산업 등에 사용되는 철강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포항제철과 현대강관이 중간재 공급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강관은 자동차차체, 가전제품의 본체 등에 쓰이는 냉연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포항제철에 중간재인 냉연용 열연코일을 공급해주도록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상태.

연간 180만t의 냉연제품 생산능력을 가진 현대강관은 올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으나 냉연용 열연코일을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강관측은 “외국에서 열연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고 국가적으로 낭비이므로 포철이 공급해줘야 한다”고 주장. 철강업계는 올해 수입해야 할 열연코일 물량이 2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철은 열연코일 증산이나 국내공급 확대는 절대 불가하다는 강경입장을 지키고 있다. 냉연제품 수요가 언제 감소할지 모르는데 생산설비를 늘려 증산할 수는 없다는 얘기.

포철은 또 기존의 해외 고객에게 줄 물량을 국내로 돌릴 수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경기에 대비한 안정적인 고객관리를 위해 해외고객을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

포철 관계자는 “상도의를 저버리면 수출시장의 기반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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