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의 전금철(全今哲)아태평화위원회부위원장과 비밀리에 접촉, 6월 정명예회장이 소 500마리를 몰고 북한에 가는 기초를 닦았고 이어 정명예회장과 함께 방북했다.
이들은 또 정명예회장과 김정일(金正日)의 면담이 이루어진 지난해 10월 평양 방문 때도 정명예회장과 동행했고 정명예회장이 서울에 돌아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방북결과를 보고할 때도 배석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의 자금운용을 담당하는 이회장이 자신의 업무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대북사업에 관여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금강산관광 및 개발사업의 재원 마련과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현대의 대북사업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는 금강산관광의 대가로 2005년까지 모두 9억4200만 달러를 북한에 지불해야 한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9일 “현대는 이달 말 평양에서 실내체육관 기공식을 갖는 한편 북한측과 서해공단개발문제를 본격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하고 “검찰수사가 현대의 대북사업에 큰 차질을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