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의 물가 하락분을 감안하면 일반 가정의 실제 구매력은 7.7% 정도 늘어난 셈이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한은이 9일 발표한 ‘국민소득 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 2·4분기 명목국민총소득(GNI)은 113조545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7조5167억원)보다 5.6% 증가했다.
명목 GNI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 1·4분기(7.2% 증가) 이후 5분기만에 처음으로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 올 1·4분기에는 -2.1%에 그쳤다.
국민의 실제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작년 동기보다 7.7% 늘어 1·4분기(4.7%)보다 증가세가 더욱 확대됐다.
실질소득의 증가율이 명목소득을 웃돈 것은 환율하락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2·4분기중 우리 경제가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9.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들어 체감경기가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지표상의 경기 수준에는 여전히 못미친다는 분석.
한은 관계자는 “환율하락과 이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로 대외교역 조건이 악화된데다 대외부채의 이자지급액과 외국인 투자자금에 대한 배당액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4분기중 국내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실질 GDP) 107조855억원 가운데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무역손실(7조6264억원)과 국외 이자 및 배당금 지급(1조6228억원) 등으로 국외에 순유출된 규모는 9조2000여억원으로 GDP의 8.6%에 달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