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銀 서울지점 기관경고…종금사와 위장거래

독일계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이 국내 종금사들의 부실을 감춰주는 채권 및 선물환거래를 하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돼 영업정지 전단계인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지점과 함께 중앙종금으로부터 원화 부실채권을 장부가격대로 1991억원에 매입해주는 대신 2억4000만달러어치의 외화예금증서를 중앙종금에 팔았다.

그 결과 중앙종금은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1400억원을 쌓지 않게 됐다는 것.

도이치은행은 그 대신 원화채권을 장부가로 매입하면서 발생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중앙종금이 사들인 외화예금증서 대금에 포함시켜 원금을 챙기고 외화예금증서 매각대금을 15년에 걸쳐 분할 회수하는 거래를 했다는 것.

또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은 올해 1월 중앙종금 LG종금 아세아종금 등으로부터 달러선물환을 시가보다 달러당 169∼450원 높은 값에 사들이는 대신 별도의 스와프계약을 해 이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모두 보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종금사들은 이 거래에서 발생한 400억∼1500억원에 달하는 가공의 이익을 장부에 반영해 순이익이 많이 난 것처럼 과대포장했다.

금감원은 도이치은행 서울지점을 영업정지 바로 전 단계인 문책 기관경고 조치하고 독일 및 싱가포르 은행감독당국과 도이치은행 독일본점에 제재내용을 통보했다.

한편 관련 국내 종금사에 대해서는 해당 감독부서에 통보, 별도의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