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벤처캐피탈 새 강자 「우뚝」

  • 입력 1999년 9월 14일 18시 38분


보수적 경영으로 소문난 국책은행 산업은행이 벤처캐피탈 업계의 새로운 실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54년 창립이래 기업들의 장기설비자금 공급을 전담해온 산업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총 800억원 규모의 벤처기업 전용펀드를 개설해 반도체 정보통신 등 첨단업종의 50여개 벤처기업에 업체당 3억∼30억원을 투자했다.

산은이 직접 투자해온 업체중 영업성과가 뛰어난 6개기업이 올해안에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투자은행으로 변신하려는 산은의 노력은 결실을 맺게 됐다.

14일 산은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상장을 위해 증권업협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곳은 △광전송장비 업체인 오피콤 △암호화인증 소프트웨어업체인 장미디어인터렉티브 △인터넷교육업체인 코네스 △PC서버 제조업체인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인터넷 장비제조업체인 한아시스템 등 5개업체.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아라리온도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이다.

산은은 이들 기업의 상장이 이뤄질 경우 투자원금 75억원을 회수하고도 약 170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벤처업계에서는산은의 지원을 매우 선호하는분위기. 강성삼(姜聲三)산은 벤처투자팀장은 “국책은행인 산은이 돈을 대면 해당업체의 공신력이 높아져 국내외 수주경쟁에서 유리해질 뿐 아니라 창투회사등을 통해 추가자금을 조달하는것도 한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투자한 대표적인 벤처기업은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분야의 선두주자인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산은은 지난해 연말 이 연구소의 지분 16.7%를 주당 4만5000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9억원을 투자했다.

이 연구소는 올 1∼4월중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배 증가하는 등 초고속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산은의 이익규모는 더욱 불어날 전망.

산은의 성공사례가 알려지면서 신한 조흥 한빛 기업 등다른 은행들도 벤처투자비중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내년에는 펀드규모를 1500억원 가량 증액해 좀더 많은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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