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6.53포인트가 급락한 916.16을 기록, 13일 980선에서 사흘만에 910선대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이른바 빅5를 비롯, 시가총액 상위 60개종목중 삼성전기 등 6개를 제외한 전종목이 큰 폭으로 내려 향후 주가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민은행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00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9.55%를 기록해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회사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0.1%포인트 이상 상승한 10.65%대에 육박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채권도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5대재벌 계열사의 회사채뿐이었다.
이날 펀드매니저들은 “추석전에 정부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LG증권 성철현(成哲鉉)채권트레이딩팀장은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최근 공사채형 자금의 인출로 기업어음(CP)의 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대기업들도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밝힌 투신권의 비과세상품 허용 등 몇가지 채권매수확대방안은 시장참여자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대책”이라며 “대우쇼크와 관련, 언제 얼마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인지를 빠른 시일안에 밝히는 것이 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줄 알맹이 대책”이라고 말했다.
동양오리온투신 김영수(金榮洙)주식운용1팀장은 “실물경기는 좋은데 금융시장이 주가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며 “정부가 금융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추석전에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