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중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전월(0.09%)보다 무려 1.03%포인트나 오른 1.12%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초기 기업들의 연쇄 도산사태가 본격화했던 97년 12월의 1.49% 이후 1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
한은은 지난달 26일 대우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결정이 내려진 뒤 이들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등 융통어음이 대거 부도처리되면서 어음부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우 계열사 부도를 제외하면 어음부도율은 0.07%로 7월보다 약간 낮은 수준.
지역별로는 서울의 어음부도율이 전월의 0.09%에서 1.21%로 크게 올랐고 지방은 인천(0.30%)과 부산(0.25%) 등 대도시의 상승률이 높았다.
8월중 부도금액은 13조390억원으로 전월(1조3277억원)의 10배에 육박했으며 이중 대우계열사 발행분이 12조2837억원으로 94.2%를 차지했다.
전국 부도업체 수는 482개로 전월(519개)보다 37개 줄었고 하루평균 부도업체 수도 20개에서 18.5개로 감소했다.
한편 최근의 활발한 창업추세를 반영해 서울 부산 등 7대도시의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비율은 전월의 14.8배에서 15.8배로 높아졌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