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관계자는 19일 “해외채권단 대표들은 16일 대우와의 첫 공식접촉에서 우리 정부의 보증이 필요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국내채권단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대우와의 협의에 참가했던 해외채권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해외채권단이 대우측 제안을 ‘조건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대우는 16일 회의에서 내년 3월말까지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줄 경우 담보로 내놓은 주식을 국내외 채권단에 채권비율에 따라 배분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해외채권단측은 ‘담보가치가 하락해 원리금 상환유예의 대가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측은 회의 직후 발표문을 통해 ‘해외 채권단이 국내 채권단보다 더 나은 대우(preference)를 받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더 나은 대우’가 정부 등의 지급보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외채권단의 이같은 입장은 대우의 유동성위기가 표면화된 직후부터 제기됐던 것으로 정부는 ‘금융기관도 아닌 민간기업 채무에 대해 지급을 보증할 수는 없다’고 명백한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또 국내채권단도 당장 대우채권 보전에 전력하고 있어 추가부실을 떠안을 수 있는 해외채권단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의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워크아웃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해외채권단의 입장에서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요구”라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틈타 협상을 유리하게 끌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