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불황은 내년 1월1일부터 특별소비세가 폐지되는 가전제품 수요가 격감한 현상. 올해가 가려면 아직 세달 이상 남아 있어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전업계 경기는 IMF 전인 97년의 70% 정도. 지난해 97년 대비 60%까지 떨어졌다가 올들어 소비가 살아나면서 지난달에는 80%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특소세 폐지 발표가 난 뒤 다시 급전직하했다.
가전유통업체 테크노마트의 한 상인은 “주말에만 손님이 있을 뿐 평일에는 아예 파리만 날리는 신세”라고 말할 정도.
가전업계는 현재 가을철 혼수특수와 겨울철 난방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봄 가을 혼수특수 기간의 매출액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한데다 특소세 폐지가 눈앞에 다가온 11,12월에는 대기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소비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전유통업체 관계자는 “올 가을철 혼수특수는 봄철 혼수특수에 비해 매출액이 40% 가량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가전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 소위 ‘블랙마켓’은 사정이 더 나쁘다. 일반 대리점은 내년까지 금리부담만 견뎌내면 올해 받은 물량에 대해 가전업체로부터 특소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블랙마켓 업체들은 환급받을 길이 없기 때문.
이처럼 특소세 불황이 심해지자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국제전자센터 세운상가시장 등 7개 가전유통업체들은 최근 대책회의를 갖고 특소세 폐지 조기 시행과 각종 세제지원 검토를 정부와 국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