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기금 2조5천억 조성…27일부터 우량債 즉시매입

  • 입력 1999년 9월 20일 19시 42분


은행 보험사 등 40개 금융기관이 21일 채권시장안정기금을 출범시켜 27일부터 국공채 및 신용등급 ‘BBB-’이상의 투자적격 채권 매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총 20조원의 안정기금중 1차로 10조5000억원을 10월15일까지 조성하고 이중 2조5000억원은 27일까지 납입, 즉시 채권매입을 시작한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시행 첫날인 20일 금융시장은 3년만기 회사채 등 장기 시장금리의 급등세가 진정되고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등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채권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안정기금’ 오늘 출범]

▼안정기금 운용방안 확정▼

금융감독위원회는 20일 은행 보험 등 40개 금융기관 자금담당 임원과 실무협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채권시장 안정기금 설치방안에 합의했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은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18개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22개 보험사들이 조합형태로 참가하게 된다. 금융기관들은 이날 설립준비 총회를 가졌으며 21일 조합결성을 완료한다.

기금조성은 총 20조원으로 정했으며 다음달 15일까지의 1차 조성때 은행이 10조원, 보험사가 5000억원을 출자하고 2차 조성때는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분담액을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급한대로 27일까지 2조5000억원이 조성돼 채권매입에 나서게 된다.

[불안심리 당분간 계속]

▼시장상황▼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심리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정부가 발표한 핵심대책중 한두가지라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기미가 보이면 시장이 다시 혼란상태로 빠져들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불안한 자금시장〓시중 실세금리의 대표지표인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일과 같은 연 10.82%로 마감됐고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연 9.78%로 0.01%포인트 올랐다.

투신사들이 급매물을 다시 거둬가면서 금리가 보합권을 유지했지만 자금사정이 풍부한 은행들이 추가 금리상승(채권값 하락)을 기대해 거래를 하지 않았다.

장기금리는 오전까지만 해도 3년만기 국고채가 전일보다 0.12% 포인트 낮은 연 9.65% 선에서 거래되는 등 하락세를 보였지만 오후들어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채권시장안정기금 출자요구에 반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930선 넘어]

3개월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은 각각 연 7.66%와 연 8.15%로 전일보다 0.04%포인트, 0.01%포인트 상승했고 콜금리는 0.08%포인트 오른 연 4.73%에서 형성됐다.

일부 채권딜러들은 “공적자금 추가 투입 등 처방이 없는 한 시장의 불안심리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주가는 소폭 상승〓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과 프로그램 매수주문에 힘입어 지난 주말 종가보다 8.68포인트 상승한 933.88을 기록, 930선을 넘어섰다.

개장초 14포인트 오르면서 940선에 접근하기도 했으나 경계성매물에 밀려 오름폭이 좁혀졌다.

〈박원재·이강운·박현진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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