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을 인수하기 위한 재벌들의 경쟁이 뜨겁다. 양상은 자체 지분과 데이콤 보유 지분을 합해 15.15%의 지분을 보유한 LG그룹과 삼성 SK 현대 연합군의 대결.
이들 재벌그룹들은 최근 매물로 나온 대우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5.39%)과 한전, 두루넷 보유지분(각각 5.28%), 보훈공단(2.26%)의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대우의 제한입찰 제안〓구조조정을 위해 하나로통신 지분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대우는 최근 LG를 비롯해 삼성 SK 현대에 매수가격과 대금지급방법 등의 제시를 요구했다.
이같은 대우의 제안에 대해 LG는 가장 먼저 주당 3만1000원대의 가격을 제시했으며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막기 위해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삼성 SK 현대는 이와 비슷한 가격대에 공동으로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군’은 일단 LG의 대우지분 인수를 저지하고 대우지분을 넘겨받은 뒤 공동으로 나누는 방안을 계획중이다.
통신관련 지분을 연내에 모두 매각하겠다고 선언한 한국전력도 두루넷 보훈공단 등과 지분 매각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최근 이들 4대 그룹에 입찰을 제안, 하나로통신 지분 인수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상이몽(同床異夢)〓하나로통신의 현재 주가는 1만9500원선. 그러나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향후 한국 통신시장의 향배를 좌우할 ‘키’를 쥐고 있다는 판단 때문에 재벌그룹들은 1만원 이상의 ‘웃돈’을 얹어주며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LG는 하나로통신을 인수하면 통신장비업체인 LG정보통신과 무선통신업체인 LG텔레콤, 시외―국제―인터넷 사업체인 데이콤에다 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을 엮어 한국통신과 함께 통신시장을 양분한다는 계획.
삼성은 하나로통신을 인수함으로써 통신시장에 발을 들여놓겠다는 목표. 삼성은 꾸준한 지분 매입으로 현재 1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서비스와 함께 유―무선 종합통신서비스망을 구축하려는 SK도 하나로통신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
▽과연 주인은 누구?〓현재 지분율은 LG 15.15%, 삼성 약10%, SK 6.58%, 현대 6.98%.
매각 의사를 표명한 대우 한전 두루넷 보훈공단의 지분은 모두 합하면 17.01%에 달한다. 따라서 누가 매물로 나온 지분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뒤바뀌는 상황.
업계에서는 LG가 이번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현대에 넘겨주는 ‘댓가’로 하나로통신 인수에 대한 무언의 ‘암시’를 정부로부터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요주주들간 지분이동을 제한한 ‘합작투자계약서’ 무효화를 정통부가 이끌어낸 것은 하나로를 LG에 넘겨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특정 기업의 통신산업 독점에 대한 비판 여론과 나머지 기업들의 반발 때문에 하나로통신이 주인을 찾기 까지는 상당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