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발표 2시간이 지난 뒤 한진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정부 관계당국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깊이 되새기며 자숙과 반성의 자세로 국가와 경제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란 다짐도 포함됐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보광그룹의 유탄을 맞았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보광 사주인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뒤 표적사정 시비가 일자 조세정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조중훈회장 일가가 표적이 됐다는 것.
조양호대한항공회장은 현재 미국 상원의원들과 델타항공회장을 만나 한국인의 미국 무비자 입국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이며 조수호한진해운사장도 해운 운임회의 참석차 역시 미국에 체류 중이다. 그룹측은 조씨 형제에게 일단 급전을 친 상태.
반면 통일그룹은 “각 계열사의 문제로 그룹에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 없다”며 ‘노코멘트’를 고수했다.
탈세액이 749억원으로 가장 큰 일성건설 관계자도 “답변해줄 만한 담당자가 아무도 없다”면서 “담당자의 휴대전화번호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티타늄공업도 “국세청이 발표한 탈루액수와 추징금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지 못해 아직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관계자는 “지국의 부수확장을 위한 판매지원 등이 탈루로 잡혔는데 대부분 회계처리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공식적인 입장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김홍중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