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社主일가 5,416억 추징…사상최대 1조9백억 탈루

국세청은 한진그룹의 5개 계열사와 조중훈(趙重勳)한진그룹회장 등 사주일가에 대해 1조895억원의 탈루소득을 적발해 5개사에 4449억원, 조중훈회장 일가에 967억원 등 총 5416억원을 추징키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국세청은 항공기 매입과정에서 받은 리베이트로 비자금을 조성, 개인용도로 사용한 조중훈한진회장과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회장, 조수호(趙秀鎬)한진해운 사장 등 3부자와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 2개 법인을 조세포탈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또 일성건설과 세계일보 등 통일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는 2172억원의 탈루소득을 찾아내 359억원을 추징키로 하고 전 일성건설대표 이창렬(李昌烈)씨를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진그룹 계열사별 세금추징액은 △대한항공 4197억원 △한진해운 139억원 △한진종합건설 103억원 △정석기업 10억원이다.

조양호회장 등 조씨 일가 6명은 1965억원의 탈루소득(계열사 탈루액에 포함됨)이 드러나 기업자금 유출에 따른 세금 659억원과 증여세 308억원을 추징당했다.

한진그룹에 대해 밝혀낸 탈루소득과 추징 조치한 세금액수는 역대 세무조사 사상 최대 규모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91∼98년 해외 거래기업으로부터 자사 항공기에 미국 모업체의 엔진을 장착하는 것을 조건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이중 1685억원을 조중훈회장 개인경비로 지출했으며 리베이트 일부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신설한 현지법인으로 이전했다.

이어 중고항공기를 저가에 팔아넘긴 후 차액을 해외 자회사로 이전하거나 항공기 구매를 위해 해외항공기 제작사에 지급한 선급금 등을 회수하지 않고 해외 자회사에 넘기는 수법으로 거액의 외화를 유출했다.

한진해운도 해외 경비지급을 위장해 거래은행에 외화송금을 의뢰한 뒤 이를 취소하는 수법으로 96년 이후 16차례에 걸쳐 38억원을 유출하는 등 기업자금을 수시로 외국으로 빼돌려 법인세 등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중훈회장은 또 90년 이후 조양호씨 등 자녀들에게 분야별로 경영권을분할하는과정에서자금을 변칙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그룹 계열사의 세금추징액은 △일성건설 120억원 △한국티타늄공업 147억원 △세계일보 42억원 등이다.

〈박원재·신치영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