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올 순이익 12조 사상최대…동원경제硏 조사

  • 입력 1999년 10월 11일 18시 39분


올해 상장사들은 내수경기 회복과 반도체 경기호전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12조70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외환위기 여파로 사상 최대의 적자(14조5000억원)를 기록했던 작년의 불황을 1년 만에 극복하는 셈이다.

동원경제연구소가 11일 관리대상기업과 수익추정이 불가능한 대우계열사를 제외한 57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99년 상장기업의 예상수익’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은 12조73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 내수 경기 되살아나

상장기업의 외형(매출액)은 98년 467조1024억원에서 올해 498조4313억원으로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01개 상장 제조업체의 경우 올 예상 매출액은 215조25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9% 증가하고 순이익은 10조4121억원으로 작년 1조928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 전자 철강업종이 주도〓상장제조업체의 외형은 당초 환율하락으로 전년동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빠른 경기회복으로 내수판매량이 증가하고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업종의 수출 호조로 의외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동원경제연구소측은 분석했다.

★ 빅3 업종 수출 호조

특히 올해 제조업체의 순이익이 급증한 데는 반도체 전자(가전 통신장비 포함) 철강 등 빅3업종의 기여도가 컸다.

반도체 및 장비업체의 경우 주력업체인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올해 예상순이익은 작년에 비해 무려 246배 가량 증가한 3조41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가전 및 통신장비의 예상순이익은 2조5044억원, 철강은 1조4683억원으로 상장제조업체 순이익의 71%를 빅3업종이 차지했다. 예상순이익은 삼성전자 1위에 이어 그 다음은 LG전자 2조1188억원, 한국전력 1조4324억원, 포항제철 1조3040억원, 현대중공업 4840억원 순.

★ 반도체 246배 폭증

▽금융업종은 적자폭이 축소됐다〓은행업종의 적자규모가 축소되고 증권업종이 주식시장 활황으로 이익이 급증하면서 전체 금융업종의 적자규모는 작년 12조2000억원에서 올해엔 1조400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동원경제연구소는 그러나 은행업의 경우 7월에 조사할 때는 적자규모가 282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우그룹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4조809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업의 작년 적자규모는 11조1373억원에 달했다.

★금융업 적자 줄어

증권업은 증시활황으로 작년에 3678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3조2000억원으로 흑자폭이 대폭 증가할 전망.

▽호황 요인〓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溫基銑)기업분석실장은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 기준) 7.3%, 민간소비 증가율 7.6% 등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진 게 호황의 주요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수출의 경우 당초 아시아경제의 전반적인 부진과 환율하락이 예상되면서 제몫을 못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엔화 강세와 반도체값 급등으로 철강 조선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이 의외의 ‘선전’을 했다는 평가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