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이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 이같은 외국인들의 다소 ‘공격적인’ 매매패턴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판단자료가 된다.
▽외국인들의 최근 투자동향〓외국인들의 순매수 기록은 주간단위 평균치로 따질때 지난 7월2일 이후 무려 14주만이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보되면서 다우존스지수의 하락추세가 진정되고 엔―달러환율도 달러당 106∼107엔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때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국내주가가 단기급락하면서 우량주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부각된 점이 주요 원인중의 하나라는 것.
▼무려 14주만에 순매수 기록▼
이에대해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양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 외국인들은 언제든지 순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나〓외국인들이 지난 4일 이후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는 종목은 △단기하락폭이 큰 우량주와 △인터넷 및 통신관련 첨단산업주들. 삼성전자 SK텔레콤 주택은행 국민은행 등 최근 하락폭이 큰 우량주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들어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한때 25만원에 이르던 주가가 지난 4일 19만원대로 떨어지면서부터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사자’주문이 이어졌다. 은행주의 경우 국민 주택 외환은행 등 대표급 은행주만 선호하는 추세.
▼삼성전자-우량은행만 "사자"▼
외국인들은 또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인터넷 관련 첨단산업주가 폭등세를 보이자 지난 11일부터는 국내 코스닥시장의 인터넷 및 통신관련주로 매수주문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12일 코스닥시장에서 하나로통신에 100만주 이상, 한글과컴퓨터에 400만∼500만주가량의 매수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차익 낸 종목은 팔아▼
한편 4∼11일까지 외국인들이 주로 내다 판 종목은 최근 주가상승폭이 컸던 반도체관련 핵심대형주(현대전자, 현대반도체)와 중소형 개별종목들. 저평가된 우량종목을 집중매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낸 종목들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발빠른’매매양상을 보이고 있다.
▼800선서 저평가株 공략을▼
▽투자가이드〓이병익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주가지수 800선 안팎에서는 하락폭이 큰 업종대표주식을 장기보유의 관점에서 매수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즉 일반인들도 800선대에선 저평가된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할 경우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그러나 그는 “지수가 높아질수록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도 약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외국인들을 기준으로한 추격매수보다는 주가가 떨어질 때 저점매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