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北 서해공단 후보지선정 난항…北 방북연기요청

  • 입력 1999년 10월 15일 18시 45분


현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 서해공단사업이 부지선정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의 서해공단 부지조사를 위해 16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던 부지조사단 22명의 방북이 북한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1일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과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 이후 가진 실무협의에서 북한측이 공단후보지 3곳 정도를 알려주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북한측이 아직 아무런 입장을 전달하지 않았고 부지조사단의 방북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초 서해공단 착공을 준비하던 현대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또 “현대측 16명과 한국토지공사 관계자 6명으로 구성된 부지조사단은 열흘 정도 북한에 머물면서 북한이 제시하는 공단후보지의 타당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면서 “아직은 북한측이 내부적으로 공단사업에 대한 준비작업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측은 현대가 구상하는 황해남도 해주 대신 평안북도 신의주 등 다른 지역에 공단을 조성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황하수(黃河守)교류협력국장은 “김정일위원장이 정명예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공단 후보지로 신의주를 거론했다”면서 “그러나 현대와 북한간 실무협의가 추진 중인 만큼 아직 공단지역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북한문제전문가는 이와 관련, “북한이 신의주를 공단후보지로 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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