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문을 여는 인천신공항. 하루 10만명이 이용할 신공항의여객터미널 출국수속 카운터가 ‘전장(戰場)’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치의 양보없이 실리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
▽모두 동쪽으로 몰린 까닭은〓여객터미널의 동서 길이는 무려 1060m. 김포공항 여객터미널처럼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을 쉽게 훑을 수 있는 만만한 길이가 아니다.
문제는 귀빈실과 국내선 연결통로(보안검색대), 면세점 등이 모두 중앙 그레이트홀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 동쪽 카운터를 차지하는 항공사는 항공기가 활주로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기름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선 환승객을 유치하는 데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11개의 ‘체크인 아일랜드(체크인 카운터를 10여개씩 한데 모아놓은 곳)’중 양측 끝 2개씩을 제외한 7개를 2001년부터 운영할 방침. 두 항공사는 이에 따라 동측 3.5개의 ‘체크인 아일랜드’를 보다 많이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공항공사, ‘동쪽 쓰려면 돈 더내라’〓난처해진 쪽은 공항공사. 여객터미널 운용팀 관계자는 “양사 사장들조차 ‘상대측에 유리하게 배분되는 것만은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며 감정싸움이 걱정스럽다는 표정.
공사측은 이달말까지 중재를 시도해 실패하면 동쪽 사용회사가 사용료를 더 내도록 할 방침.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먼 2청사를 사용하면서도 손실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며 “사용료 차등부과는 세계 공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