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인천 신공항 동쪽 카운터 잡아라"

  • 입력 1999년 10월 27일 18시 41분


‘동쪽 체크인 카운터를 잡아라.’

2001년 문을 여는 인천신공항. 하루 10만명이 이용할 신공항의여객터미널 출국수속 카운터가 ‘전장(戰場)’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치의 양보없이 실리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

▽모두 동쪽으로 몰린 까닭은〓여객터미널의 동서 길이는 무려 1060m. 김포공항 여객터미널처럼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을 쉽게 훑을 수 있는 만만한 길이가 아니다.

문제는 귀빈실과 국내선 연결통로(보안검색대), 면세점 등이 모두 중앙 그레이트홀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 동쪽 카운터를 차지하는 항공사는 항공기가 활주로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기름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선 환승객을 유치하는 데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11개의 ‘체크인 아일랜드(체크인 카운터를 10여개씩 한데 모아놓은 곳)’중 양측 끝 2개씩을 제외한 7개를 2001년부터 운영할 방침. 두 항공사는 이에 따라 동측 3.5개의 ‘체크인 아일랜드’를 보다 많이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벌이고 있다.

▽공항공사, ‘동쪽 쓰려면 돈 더내라’〓난처해진 쪽은 공항공사. 여객터미널 운용팀 관계자는 “양사 사장들조차 ‘상대측에 유리하게 배분되는 것만은 참을 수 없다’고 말한다”며 감정싸움이 걱정스럽다는 표정.

공사측은 이달말까지 중재를 시도해 실패하면 동쪽 사용회사가 사용료를 더 내도록 할 방침.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먼 2청사를 사용하면서도 손실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며 “사용료 차등부과는 세계 공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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