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막히자 김종민사장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또다시 큰 벽에 부닥쳤다. 내수용으로 만들 때와는 달리 냉장고의 ‘냉매’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 국내에선 냉매로 허용되고 있는 프레온가스가 외국에선 환경규제에 걸리기 때문에 수출을 할 수 없었다. 대체 냉매를 쓰자니 냉장고 자체를 크게 뜯어고쳐야 할 형편.
‘대체 냉매를 쓰면서 기존 기기의 형태를 유지할 수는 없을까’
그러나 자체 연구인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었다. 그는 고민 끝에 평소 알고 지내던 경기대 화학과 공영건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공교수는 제자 2명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섰다. 1년반 동안 학교와 대영 사이를 오가기를 수십차례.
공교수팀이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면 대영 기술진은 이를 제품에 적용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마침내 올해 여름 두 팀의 합작은 결실을 거뒀다.
▼美가전쇼 최우수제품 선정▼
대영의 제품은 냉장고의 해외수출에 필요한 국제적 공인마크인 미국 제품규격(NSF)을 획득했다. 시카고에서 열린 가전품 쇼에 참가해 냉장고 부문 최우수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형 냉장고 업체인 맥콜사로부터 3000만달러 어치를 주문받아 납기를 맞추느라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손잡으면 +알파’. 대영과 공교수팀의 성공합작은 이른바 ‘산학연(産學硏)협력’의 개가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기술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원함으로써 상승효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우수 컨소시엄’으로 선정한 사업들은 모두 이같은 시너지효과가 돋보인다.
호원대 전기전자공학부 박복기 교수와 군장기전은 간단하고 저렴하면서도 정확성이 뛰어난 생산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군장기전은 생산량 통계와 불량률 등 생산관리 체제가 수작업으로 돼있어 정확도나 영업활동에서 많은 지장을 받았다.
▼생산량-불량률 통계 전산화▼
생산담당 관리자는 월말이나 연말이면 결산하느라 밤을 새야 했다.
박교수팀은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검출센서를 통해 생산 전광판에 현황이 표기되면 데이터 분석프로그램을 가동, 제품의 종류별 정품 불량품을 별도로 작성케 했다.
▼비닐하우스 경보기 개발도▼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 제작업체인 충주 ㈜신영전자는 비닐하우스 경보기 개발에 충주대 전자공학과 홍병호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신영의 경보시스템은 현재온도 및 이상경보를 음성신호로 변환시켜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사용자는 작물의 상태를 24시간 체크할 수 있다.
제주도의 ㈜건풍바이오와 제주대 생물학과 김새제교수 역시 키토산을 원료로 한 양어용 키토올리고당 제품을 합심해 공동 개발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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