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大宇불똥' 하반기 적자투성이

  • 입력 1999년 11월 2일 19시 48분


대우사태로 인해 일반은행들의 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3·4분기(7∼9월) 17개 일반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이들은 석달동안 총 2조401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동안 64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일반은행들은 올들어 9월말까지 1조758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올들어 5조원 가까운 부실채권 매각손실이 발생한 제일 서울은행을 빼더라도 3·4분기 일반은행 적자규모는 1726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적자를 내게 된 것은 대우그룹에 대한 여신을 정상여신에서 요주의 또는 고정여신으로 재분류하면서 충당금을 추가로 쌓고 증시침체에 따라 유가증권 운용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3·4분기에 7134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았으며 주식 및 채권을 사고 팔아 4240억원 손실을 봤다.

은행들의 적자규모는 10월 이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 주택 하나 외환 등 일부 은행들이 충당금을 앞당겨 쌓고 있지만 새로운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이 연말에 도입되면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

금감원 정용화(鄭庸和)경영정보실장은 그러나 “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1,2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대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 서울은행을 제외한 3·4분기 은행별 적자는 한빛은행이 가장 컸다. 한빛은행은 이 기간중 대손충당금 5344억원을 앞당겨 쌓는 바람에 49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평화 부산 광주 경남 외환은행도 적자. 서울은행은 1조7490억원, 제일은행은 47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1∼9월 은행별 영업실적은 제일(-2조1032억원) 서울(-2조5040억원) 경남(-118억원)을 제외하면 모두 흑자였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조흥―국민―주택―신한은행의 순이지만 충당금 적립기준이 각각 다른 점을 감안하면 국민―한빛―조흥―주택은행의 순서대로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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