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자산실사를 담당한 삼일회계법인은 2일 제일은행에서 열린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대우의 자산은 17조4500억원, 부채는 31조9900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14조5000억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담은행인 제일은행은 총 24조700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금 가운데 총 18조7000억원을 출자전환해주는 내용의 워크아웃 계획을 내놨다.
▼20% 감원등 감량계획▼
▽㈜대우의 자구계획〓㈜대우는 먼저 종업원 20% 감원, 해외현지법인 19개와 투자법인 24개 철수등 감량경영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채권단에 제시해놓은 상태다.
이 방안엔 교보생명 주식을 2조원에 매각하는 등 4조6000억원의 자산을 매각하고 무역부문에서는 비계열사와의 거래를 확대해 앞으로 국내거래처 2500∼5000개, 해외거래처 1만여개를 개척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대우는 이같은 계획에 따라 2004년까지 연간매출액 36조,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부문과 건설부문을 분리할 경우 △무역부문은 매출액 30조에 영업이익 7000억원, △건설부문은 매출액 5조6000억원에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무역부문 '정리'권고▼
▽회계법인은 비관적〓회계법인측은 회사의 경영계획을 검토한 결과 2004년 무역부문의 매출액은 23조원, 영업이익은 37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자동차는 앞으로도 ㈜대우를 통해 수출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대우중공업과 대우전자는 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
건설부문도 매출액은 3조9000억원에 이르겠지만 영업이익은 32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
건설부문은 현재 수주잔액이 10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앞으로 2년간 현금흐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부문은 앞으로 계속 존속하려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을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회계법인은 권고했다.
▼7조원 회수 불가능▼
▽무리한 해외진출이 부실 초래〓삼일회계법인은 ㈜대우의 부실 원인에 대해 무역부문의 과도한 계열사 지원과 무리한 해외진출을 꼽았다.
실사결과 타계열사에 대한 ㈜대우의 투자금액 가운데 7조원이 회수불가능한 부실자산으로 판명됐다.
건설부문의 경우 수단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공사를 한 뒤 받지 못하고 있는 3조7000억원의 장기 미수금도 부실화됐다는 것이 회계법인의 설명이다.
또 ㈜대우의 계속기업가치는 무역부문 3조2000억원, 건설부문 2조9000억원으로 청산할 때의 기업가치(무역부문 3조3000억원, 건설부문 3조2000억원)와 엇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실사결과를 설명하면서 “워크아웃 여부는 수익성과 ㈜대우의 자구노력 수준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해외채권단과 기업어음(CP)개인보유자들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