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형 건설업체 입찰담합 처벌수위 고민

  • 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2분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LG건설 대림건설 쌍용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의 공사입찰 담합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공정위가 97년 이후 발주된 200억원 이상, 낙찰률 90% 이상 공공공사 입찰의 담합 여부를 작년 11월에 조사해 담합사실을 확인한 업체는 30여개에 달하는 대형 건설업체.

그러나 이들이 무더기로 동시에 징계받을 경우 국내 공공공사가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처벌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97년10월 이후 발주된 공공공사 중 서해안고속도로 군산∼무안 구간 등 3개 공사입찰에서 26개사가 담합한 것으로 확인하고 올 3월말 시정명령과 함께 1억5000만∼9억1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같은 공정위의 처벌이 확정될 경우 국가계약법시행령에 따라 해당업체들은 주도자인 경우 6개월∼1년간, 단순가담업체는 1∼6개월간 공공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업체를 처벌할 경우 국내 공공건설 전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에 따라 공정위는 건설업체들의 이의신청을 이유로 업체들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심의결정을 3차례 이상 연기했고 지난달말 예정된 회의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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