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대우 법정관리 가능성 시사

정부가 4일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실규모가 막대한 것으로 드러난 ㈜대우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해 귀추가 주목된다.

타계열사의 수출창구로서 그룹 모기업 역할을 담당해온 ㈜대우가 워크아웃에서 탈락할 경우 나머지 11개 워크아웃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대우는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규모가 14조5000억원에 이르고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해줘야 규모가 18조7000억원에 이른다”며 “국내외 채권단간에 워크아웃 계획에 대한 합의도출이 안될 경우 법정관리에 의해 처리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채권단은 ㈜대우를 무역부문과 건설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독자생존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해외채권단이 국내 채권단의 계획에 협조해 줄지는 불투명하다는 것.

더구나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대우를 워크아웃으로 처리할 경우 채권단의 손실부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정관리를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채권단에 권고하기도 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일단 현재 마련한 워크아웃 방안을 해외채권단에 설명하고 워크아웃 계획에 참여하도록 설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대우가 법정관리의 길을 걷더라도 ㈜대우의 처리과정이 채무조정이나 감자 등 기존 워크아웃 계획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금감위는 설명했다.

금감위가 회계법인을 통해 중간 실사한 결과 대우 12개사의 자산은 장부가보다 31조원이 줄어든 61조원, 부채는 9조원이 증가한 87조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규모는 총 25조6000억원으로 ㈜대우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등 주력 3개사가 이 중 90%(23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채권단은 12개사에 대한 여신금액 57조원 가운데 총 31조2000억원을 채무조정해주는 내용의 워크아웃 계획을 마련했다. 12개사 중 경남기업 오리온전기 등 6개사의 워크아웃 계획은 이미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확정된 상태다.

금감위는 ㈜대우 등 나머지 6개사도 11월 중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돼 늦어도 올해말까지는 회사측의 자구계획이 반영된 기업개선약정이 모두 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채권단은 출자전환이나 이자감면 신규자금지원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도와준다.

하지만 대상기업이 자산매각 핵심사업정비 등 자구노력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할 경우 워크아웃에서 탈락해 청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