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인사는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든데다가 상당수 기업들이 밀레니엄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대규모 승진 발탁 인사를 계획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이에 따라 사장 임원급은 물론 임원 승진을 앞두고 있는 고참 부장들까지 막바지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루트를 동원해 분위기 탐지에 분주하다.
▼삼성-SK 내달 인사▼
삼성그룹은 내달 중순경 사장 임원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통상 경영실적 평가를 마무리한 뒤 주주총회를 앞둔 연초에 고위직 인사를 해왔으나 올해에는 ‘새 진용’을 갖추고 ‘새 기분’으로 밀레니엄을 맞자는 의미에서 시기를 앞당겼다.
삼성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IMF경제난 이후 내실(內實)을 추구하는 경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재무통’들에 밀려 요직에서 물러난 기획분야 담당자들의 발탁 여부.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올해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유망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기 위해 기획 분야 전문가들을 다시 ‘중용(重用)’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진용을 갖춘다는 의미에서 상당 수준의 발탁 승진 인사가 있을 것”이라며 “임원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는 임원 되레 축소▼
SK그룹도 조만간 인선작업을 마무리짓고 내달초 인사를 발표할 예정. SK의 인사는 업무실적뿐만 아니라 ‘주위 평가’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인사 대상자들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가며 ‘낙점’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임원 수도 10명 이상 늘어날 전망.
▼LG-롯데는 내년초에▼
이에 비해 현대그룹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를 맞추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인사에 신경쓸 분위기가 아닌데다 계열사수를 79개에서 26개로 줄여 대폭적인 임원 감축이 예상되기 때문.
김우중(金宇中)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14명이 사임한 대우의 관심사는 후임 경영진의 선임 문제. 이미 인사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간 상태여서 누가 ‘입성’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인사에 관한 한 ‘보수적’으로 꼽히는 LG그룹 롯데그룹 등은 관례대로 내년초 사장 임원급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해 흑자로 전환해 경영실적이 크게 향상된 두산그룹을 비롯한 중소 그룹들도 큰 폭의 승진 발탁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